정말 오랫만에. 너무 오랫만에. 떠오르는 기억들을 회상해 볼까 한다. 별로 좋은 기억들도 아니지만.
한국은 여전히 간호사 태움이 심하고, 여전히 자살까지 하는 뉴스가 나오고. 변함없는 한국 간호사 문화.
라떼도 그랬다. 나때보다 왠지 지금이 더 심할거 같은 정도지만.
"올드 선생님"들은 싹싹하지 못한 신규들을 싫어했다.
아니다. 다시 말해볼께. 그냥 "신규"들을 싫어한다.
왜냐고? 일을 못하고 짐이 되니깐. 실수를 하고, 일이 느리고, 다음번 간호사들이 다 커버쳐 줘야하니깐.
하지만. 신규들이 실수 없이 바로 잘하면 그게 연차 쌓인 올드 간호사 지 무슨 신규겠냐. 만은
정말 구박 많이 당한다 못한다고 신기할 정도로.
신기하게, 개개인 올드 샘 들은 한번씩 콕 찝어서 싫어하는 경향이 있더라.
A 올드쌤은 "쟤는 너무 싹싹해서 싫어"
B올드쌤은 "쟤는 말이 너무 많아. 일도 못하면서. 조용히 일이나 하지."
c쌤은 "얘는 말주변이 너무 없어. 하나도 안물어보고 하니깐 일 칠까봐 짜증나."
나는 어떤 신규 였냐고? 그냥 시끄러운 일못하는 신규 였다. 눈치도 없고, 일도 느리고. 어디서 부터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그냥 전형적인 신규.
ICU 에서 신규직을 시작했으니.. 얼마나 태워졌을진 상상이 가겠지....?
환자가 위중하다는 이유로 마음껏 태웠었던거 같다 올드들이.
말도 안되는 이유지. 호주 와서 보니. 더 차근차근 붙어서 설명해주는 호주를 경험하니. 이 태움 문화가 얼마나 똥같은 문화같지도 않은 문제인지 더 알겠더라.
ICU에서 신규의 가장 큰 ? 일업무의 시작은.. 물품 갯수를 다 세는거다.. 앰뷰백 부터 해서 베개 갯수 까지.. 나참. 지금 생각해보면 기가 막힌데. 문제는 그걸 세는데, 뭐가 하나 빠졌다? 그러면 정말 1시간이 걸릴수도 있다.
근데... 정말 못찾았다???? 그럼. 그전 시프트 신규들은 집에 못간다. 그거 찾느라.
거기다... 환자 2-3명이 배정되는데. 그환자들을 다음번 간호사에게 핸드오버 해줘야 하는데.. 당췌 환자들도 모르겠고 질병도 모르겠고 환자 입원기간은 너무 길고....
나는 정말 몇시에 아침근무를 와야 되는지 모르겠더라. 보통 1시간전에 와서 물품도 세고 환자 공부도 해야하는데. 1시간동안 매번 물품만 세다가 난 환자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일하다가 인계한다. 다음번 올드쌤한테 환자 모른다고 혼나는건 일도 아니지. "환자에 대해 알고 일은 한거야? 뭘 알지도 못하고 무슨 일을 했다는거야? 이환자 공부 안해?" 나참.
그래서... 혼나다 질려서. 내가 한 행동은...
새벽 3시에 왔다. 병동안 작은 오피스? 에서 컴퓨터 한대가 있어서 거기서 편안히 환자 히스토리 적고 공부하려고...
그래... 3시는 너무 일렀지..ㅋㅋㅋㅋ 얼마나 질리고 안혼나고 싶었으면 그랬겠어? 나이트 간호사들이 볼땐. 얘가 잠도 없네 왠 3 시? 앵? 할순 있지만....
이게 혼날일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3시에 오면 잠을 안자던. 니네 올드들이 뭔데?ㅋㅋㅋㅋㅋ
그렇다.
또 엄청 혼났다. 3시에 왔다고.....그 나를 싫어하던 올드 가 아주 이상하고 혐오스런 얼굴로 나를 쳐다보면서 "이시간에. 여기서 뭐해? 3시에 오는게 말이돼?" 그러고 나서 내 프리셉터 한테 말해서..... 따로 또 불려가서 혼났다.
혼나는 이유가 있나고? 걱정되서 그런거냐고? 전혀.
그냥 내가 보기 싫었던 거겠지.
가만히 생각해보면 기억이 날거 같은 그 여자 이름. 다른 특정 간호사들에겐 한없이 착했던 그 간호사. 정말.. 자기가 한짓도 모를거다.
결론은.
1.한국의 태움문화는 정상이 아니다
2.신규들은 설명을 자세히 해주고 도와주어야 하는 직장동료일뿐이다
3.올드간호사들은 자신들이 신규였을때를 잊으면 안된다
4.태움이 없게 좋은 문화를 보스 들과 병원이 잘 구축 해야한다. (인력도 많게 해주고 - 그래서 신규들이 일을 못해도 괜찮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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