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의사 라이프:)

병원 밖 심정지 OOHCA (out of hospital cardiac arrest) 심폐소생술 (CPR)... 을 하게 되다니.

호닥 2025. 1. 5. 20:44

음. 

 

사실 우리는 그렇다. 주변 사람들의 경험과 삶에서 아이디어와 공감을 받고, 삶의 방향을 바꾸게 되는 순간이 있더라. 

나는 그랬다.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할때였다. ICU에서 일하지만, 사실 심폐소생술이 필요할때 상주하던 의사가 무조건 달려와서 먼저 심폐소생술을 하게 되더라. 한번도 간호사로 심폐소생술은 해본적이 없었다. 그러던 와중. 

아빠 친구 아들이 의사인건 이미 알았는데. 아들이 할아버지 가 갑자기 쓰러져서 심정지가 온걸 알고 바로 심폐소생술을 해서 다행히 살았다는 소식을 들었을때.  굉장히 부러웠었다. 

 

당연히 간호사라도 CPR (심폐소생술) 은 배웠지만, 그걸 직접 사람에게 해본적이없었고 그 아들의사처럼 자신감있게 할수 있을거 같지 않았다. 

 

그때. 너무 의사란게 되고 싶었다.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될수있다는건. 생명을 살리는것. 

그땐. 그렇게 생각만 하고 지나간 생각이었지만. 결국 돌아돌아 의사란 직함을 달고 CPR 을 하게 됐다 병원에서. 

병원밖에선 심폐소생술을 할 일이 없을줄 알ㅅ았다. 

 

그런데.....

 

어제. 

팀스포츠 하는 클럽에서 바 시프트 자원봉사 를 하는데............. 

경기중에 플레이어가 쓰러진거다.  사실은, 내 앞 필드가 아니고 옆필드여서.  조금 후에 알았다. 같이 자원봉사하는 애가 바로 나한테 말해줬다 - 방금 누가 와서 AED 기계 가져 갔다고. 누가 쓰러진거 같다고. 

 

설마하면서. 바로 뛰어가봤는데.  얼굴이 이미 파래진 남자가 누워서 숨을 쉬고 있었다. 

그 남자는 거기에 있던 다른 플레이어 응급구조사 직업인 남자와  간호사 여자가 리커버리 포지션을 해놓고있더라. 

왜지....? 

발작이 있었어? 하니.. 아니랜다.  지금 내 생각으론.. 왜 리커버리 포지션이냐고 묻고 눕혔으면 좋았을껄.  

지금도. 왜 리커버리 포지션이었는지 이해가 안된다. 사실;  

 

그 포지션 에서 바로 맥박을 재니 미약하게 뛰고 있었고... 

 

하지만.. 바로 AED 패드를 아무도 안붙여 놓은것을 확인했고. 내가 붙였다. 

 

그리고 바로 키는 동안. 다시 맥박측정하니 맥박없음. 

바로 응급구조사에게 말해서 그 응급구조사가 CPR 시작했다. 

 

CPR 1분뒤였다.  AED 작동하더니,  모두 hands off 하고 리듬 분석하더니 - shockable rhythm. 그래서 shock 주고 

다시 CPR 시작.  근데 남자가 팔을 조금 움직인다고 시피알을 멈추려는 거임 ㅜㅜ  큰소리로 그냥 게속 시피알 하라고. 무조건 계속 하다고. 그 응급구조사가 조금더 하고 내가 그뒤로 받아서 시피알 했다. 

내가 2분정도 하고 다음 간호사에게 넘겼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가 조금씩 팔을 더 움직이더니 결국 눈뜨고 간호사를 뿌리치더라. 

 

confused 했지만 말도 하고 일어서려고 바둥거리는 모습에 다행이다 싶었다. 

딱 그 타이밍에 paramedics  구급차 도착. 

 

나는.. 부인과 십대 아들이 꼭 안아주고 , 이제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키고 다시 바시프트 (bar serving ) 하러 돌아갔다. 

 

오늘 전해 들은 소식은 

심장조영술해서 심장 스탠트 2 개 넣었고,  시술 잘 마치고  깨어나서 이야기도 하고 괜찮다고 하더라. 

 

그런일이 그 남자에게 없었다면 그 남자와 가족에게 더 나은 하루였겠지만 

그런일이 일어났어야 한다면  응급구조사와 간호사 그리고 의사가 모두 있던 그 상황에 심정지를 맞아서 차라리 다행이었다...

 

병원밖 심정지가 있을경우 살 확률은 10 % 이다. 보통 심폐소생술이 늦게 이루어 지거나 이루어지지 않는 다면 살 확률은 6%.. 

 

굉장히 사실 뿌듯한 하루였다. 이제는 이런 일이 있어도  패닉하지 않고 내가 주도 하여 advanced life support 를 할수 있으니깐. 

나도 의학적 도움을 줄수 있는 사람으로 잘 성장했구나 생각하니 너무 뿌듯했다. 

 

올해 내내 공부만 해야하는 처지 이지만.  갑자기 동기부여가 잘 생겼다. (며칠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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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를 다음번에 다르게 할수 있을까? 나도 다른 bystander  도. 

1) 

사람이 쓰러지고 이렇게 얼굴이 파랗게 된다. 의식이 없다? 

무조건  AED 를 가져오자. 

하지만.  이런 위와 같은 상황이다? 의료진을 기다리지 말고 .....  패드를 붙여주세요. 

 

2)

쓰러졌는데 사람이 숨을 쉰다? 그럼  심폐소생술 필요없나?

아니다..... 호흡과 맥박을 동시에 확인해야한다. 

시간 지체할수 없다. 

 

3) 

의식이 없다? 

바로  DRS ABC 를 잊지 말자 

D: danger 

R: response 

S: send for help 

A: airway 

B: breathing 

C: circulation - > compression!!!!!!!!!!!!!

 

4)

쓰러진거다? 

발작한게 아니지? 의식은 없고 곧 심정지 올수 있을거 같다? 

그럼 리커버리 포지션으로 돌리지 말자 제발.

게속 어세스먼트 해야한다. 

어레스트 나기전 A-E 반복. 

이부분이 그 간호사와 응급구조사에게 놀랐던점. 도대체 왜 리커버리 포지션을 한거지 ? 어세스먼트도 안하고? 

상의 탈의도 안해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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